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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밥상 꾸러미 Wanju Local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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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밥상 편지

식탁의 푸른신호등 완주로컬푸드 건강 밥상 편지


식탁의 푸른신호등

 

완주로컬푸드 건강밥상 편지(135)

 

 

 

입춘을 하루 앞둔 오늘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날씨가 따듯한 남쪽지방에서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꽃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매화는 제게도 각별합니다. 몇 해 전 이곳 완주로 이사를 와 맨 먼저 심었던 유실수가 매실나무 다섯 그루였거든요. 그때 새끼손가락 굵기의 그 묘목이 조금씩 자라더니 지난해 처음 꽃과 열매를 보여주었을 때 어찌나 감개무량하던지요. 특히 새벽이면 여전히 얼음이 어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 단아한 자태로 피어나는 매화는 신비로움 그 자체입니다.

 

 

회원님들, 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명절의 설렘과 피로감도 이 편지를 읽으실 때쯤이면 희미해졌겠네요.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요. 언제부턴가 명절 때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고 돌아오면 세월을 가슴에 담아온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요. 주름이 더욱 깊어져가는 부모님의 얼굴, 이제는 듬성듬성 보이는 흰머리가 어색하지 않은 형제들, 그리고 볼 때마다 훌쩍훌쩍 커가고 있는 조카들…. 어젯밤엔 곤히 잠든 딸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회안에 젖어 거울 앞에서 제 얼굴을 들여다보며 한참을 앉아 있었지요. 추운 겨울이 지나가면 어김없이 봄이 오는 것처럼, 사람의 생로병사 또한 어김없는 자연법칙임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근래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달걀 먹기가 조심스럽지요?
서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저희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다행히 이곳 완주 지역은 아직 발병한 농가가 없으니 이번에 보내드린 유정란은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행여나 문제가 생기면 그 즉시 꾸러미 품목에서 유정란이 빠질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인간이 육신문화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됩니다.
요즘은 뉴스를 들을 때 겁이 납니다.
‘AI 발생 농장 가금류 전량 살처분, 반경 3km 이내 농장의 닭과 오리 수십 만 마리 예방적 살처분’
뉴스 헤드라인에 버젓이 올라오는, 이 얼마나 섬뜩한 말인가요? 비록 그것이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함이고 사육하는 짐승을 대상으로 한다지만 예방적 살처분이라니요. 미국의 경우 매년 생산되는 곡물의 70%를 축산기업이 가축을 먹이는데 소비한다고 합니다. 그 양은 오늘날에도 세계 한편에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인간 수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이고요.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멀쩡한 짐승을 죽이고, 가축을 살찌우기 위해 인간을 굶주리게 하는 이 부조리와 모순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먹거리가 산업화 일로로 가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먹거리마저 이윤추구가 최대 목적인 비정한 산업화의 그늘이 가려지면 도덕과 인륜도 그나마 유명무실해질 테니까요. 따지고 보면 저희 건강한밥상의 꾸러미도 먹거리의 산업화를 막는 안전장치랍니다. 완주군 생산농가의 판로를 일정 부분 책임짐으로써 미력하나마 세계화, 산업화로부터 우리의 식량주권을 지켜가고 있으니까요. 지금껏 꾸러미를 애용해주시는 우리 회원님들은 든든한 조력자이시고요. 그래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올 겨울은 걱정했던 것보다 춥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입춘 지나 다시 한파가 온다고 하네요. 모쪼록 건강밥상 꾸러미로 행복하고 따듯한 식탁 차리시길 빕니다.

 

 

 

2014년 2월 첫째주에
완주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 건강한밥상 올림.

 


첨부파일 : 2014_2_1편지이미지.JPG (3071 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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