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주메뉴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홈 > 커뮤니티 > 건강밥상 편지

커뮤니티

  • 공지사항
  • 고객의 소리
  • 자주하는 질문
  • 건강밥상 편지
  • 완주 이야기

건강밥상 꾸러미 Wanju Local Food

이전다음

건강밥상 편지

식탁의 푸른신호등 완주로컬푸드 건강 밥상 편지

식탁의 푸른신포등

완주로컬푸드 건강밥상 편지(68)

 

밥상으로 만나는 소중한 인연, 반가운 도시님들 모두 평안 하신지요?

남도에는 산수유가 피었다고 하는데 이곳엔 아침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습니다. 창가에 햇살을 따뜻한데 바람이 여간 아닙니다. 계절이 바뀌는 요즘, 건강

조심하세요.

 

마늘밭 제초작업을 나가셨던 어머니도 모진 봄바람에 좀 지친 기색입니다.

먼 발치에서 멀쩡하게 보였던 마늘이 풀을 뽑으면서 보니, 군데군데 많이 얼어 죽었다고 심난해 하십니다.

심기가 불편하면 일이 커집니다.

교육이다 회의다 해서 하남 밖으로 돌다가 농사가 이렇게 된 줄도 몰랐느냐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시니, ‘내가 못할 짓 하고 다닌것이냐고 남편이 싫은 기색을 과하게 한 모양입니다. 저는 밖에 나갔다가 현장(?)에 없었던 탔에 영문 모르고 저녁을 먹고 나서, 왜 어머니 표정이 어두우시냐고 어디 아프시냐고 여쭈니 자식 키워봐야 아무 소용없다’(딸 넷을 낳고 본 아들한테 이런 표현은 그 강도가 상당하다는 증거랍니다)고 하시며, 굉장히 서운하고 씁쓸해 하십니다. ‘아들을 실컷 호통을 치시지, 왜 송상해 하고만 계시냐고 하며, 함께 남편 흉을 보았지요.

남편에게 왜 사고는 당신이 내고, 수습은 내가 해야 하느냐, 어머니께 가서 싹싹 빌라고 잔소리를 했지만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37식구가 함께 사는 저희 집에 가끔 벌어지는 사단입니다. 어머니와 저는 일면 편하고, 일면 어려우니 서로 주의하여 이런 일을 거의 없지만,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너무 편한 모자지간에 가끔 이런 일이 생깁니다. 제가 중간에 조정할 수 있을 만큼은 되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그렇게 계셔주실 것 같지만, 부모님을 한해, 한해가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깜빡하지요, 이런 날이면 친정 아버지가 한번 더 생각납니다.

(생각 난 김에 우리 전화 한번 하실까요? 하하)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의 봄날은 간다가 우리는 듯합니다.

 

내일은 마늘밭 고랑에서 캐오신 냉이로 냉이국을 끓일까 합니다.

어머니께서 주신 봄 향기가 입안에 퍼지겠지요. 어머니 아버지께서 내내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원님들도 한 주간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밥상 만드시길 기원합니다.

 

20123월 둘째주에

완주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 건강한밥상 올림.

 

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 바람에 취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지면 같이 웃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 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산제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첨부파일 :
목록 답변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