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주메뉴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홈 > 커뮤니티 > 건강밥상 편지

커뮤니티

  • 공지사항
  • 고객의 소리
  • 자주하는 질문
  • 건강밥상 편지
  • 완주 이야기

건강밥상 꾸러미 Wanju Local Food

이전다음

건강밥상 편지

식탁의 푸른신호등 완주로컬푸드 건강 밥상 편지

건강한 밥상, 건강한 가족, 건강한 도시와 농촌을 꿈꾸는, 사랑하는 밥상회원여러분,
한 주간도 평안하셨는지요?
몇일 전엔 가을 가뭄에 애가 탔었는데 반가운 비가 내렸네요. 가을하늘에 도깨비처럼 갑자기 비가 내리면, 햇볕에 말리려고 길가에 내 다 넌 콩이며 나락이 비에 젖게 않으려 부랴부랴 비닐을 써서 정신없이 덥던 이웃에겐 미안하기도 할 얘기지만..., 아직 한창 자라야 하는 채소밭의 무우랑 배추를 생각하면 많이 많이 기다렸던 님이지요.
적당히 내려서 귀하게 채전을 적셔주고도, 작업시 건조한 일기가 보탬이 되는 벼베기에는 별 피해를 주지 않았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지요.
새벽같이 일어나신 아버지께서 이슬을 마다않고 뒷산을 돌아다니시며 주운 밤이 한 봉지가 안 됩니다. 밤실에 밤이 흉년이라니... 고개가 갸우뚱합니다. 제가 시집와서 이렇게 밤이 귀했던 기억이 별로 없거든요. ...갈수록 농촌도 먹을거리들이 귀해지는 것 같아요.

 

혹시 ‘카길’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전 세계를 시장삼아 생산에서 가공, 유통, 연구 등 을 통해 총망라 하여 이윤을 추구하며, 세계 곡물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지구상 최대 곡물업체로 연간 매출이 130조원 규모(참고로 우리나라 1년 예산이 309조쯤 됩니다.)에 이르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입니다. 카길은 현재 국내 곡물 및 사료시장 점유율 1위, 미국산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 2위, 또한 국내 종자시장 1위 업체인 몬산토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기도 합니다.
다음은 일간지 프레시안에 나온 내용이랍니다.
「최근 이 회사가 충청남도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충남에 대형 곡물저장고, 사료공장, 대두가공공장을 지을 예정이란다. 앞으로 유전자 조작 콩을 대량 싼 값으로 들여와 창고에 보관한 후 콩기름을 짜고, 그 찌꺼기로 다시 사료를 만들어 국내 농가에 팔아서 돈을 벌고, 국내 축산업이 위축 될 경우 미국산 쇠고기를 수출하여 수익을 올리는 이른 바 꽃놀이패를 쥐게 되었다.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 깃털까지 뽑아 모자를 만들어 팔아먹을 수 있는 카길의 오랜 숙원이 해결된 것이다」
기사에서 글쓴이는 카길을 식량 마피아, 곡물공룡이라는 표현을 썼더군요. 카길이 보면, 글로벌 경제를 외치며 개방과 세계화를 최선봉에 나서서 실천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정말로 좋은 나라입니다.
한미FTA 비준을 코 앞에 두고, 미국의 디트로이트에 가서 “당신들의 일자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미국의 노동자를 안심시키는 분과, 여당의원의 숫자가 월등히 많은 우리 국회에서 지극히 예견된 절차로 흘러 갈 현실을 보면서, 이 시대 농사꾼으로 살아가는 현실이 참 허전하고 착잡하기만 합니다.
남편이랑 소 여물을 주면서 괜스레 다퉜습니다. 구질구질 정리되어 있지 않은 우사가 오늘따라 더 크게 눈에 들어와 불편한 마음에 잔소리를 늘어놓으면서 시작되었는데..., 요즈음 가을 저녁 스산한 기운이 우리부부 가슴으로 스몄다 여겨봅니다.

 

그래도 제 하소연을 들어주시는 여러분이 계시니 좀 위로가 됩니다.
카길이 점령한 우리 식탁의 미래를 아직도 끝나지 않은 광우병의 공포를, 절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먼 산 바라보듯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허공에 얽매일 때가 많아졌습니다. 시골 아낙이 발을 동동 구른다고 뭐 그리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제가 있는 자리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여러분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네요.
이번 한 주간도 감기 조심하시고, 둘러 앉은 식탁에 웃음꽃이 피어나시길 기원합니다.

 

 

2011년 10월 세째 주에
완주로컬푸드영농조합법인 건강한 밥상 올림.

 


첨부파일 :
목록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