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하고 지치는 요즘, 우리 밥상회원님들 잘 이겨내고 계신지요?
특별히 처음 만나는 가족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긴 한가봐요. 비가 한 번 왔다하면 들이붓는 정도고, 좁은 우리나라에서조차 어디는 물난리 날까 걱정하는데 어디는 물놀이가 한참이고....제 기억속에 장마란 며칠씩 지루하게 오다말다 반복했을 뿐 앞을 가릴정도의 소나기보다 더한 빗줄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지난 40일 가뭄으로 모내기 후 물을 제대로 많이 넣지 못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렁이 가지 않아서 제초에 실패한 논의 일부 높은 곳을 매느라 정신없는데, 옆 마을에 임대를 해서 짓는 논에는 ‘긴꼬리 투구새우’(청정지역에 나타나는 귀한 녀석이라네요)라는 놈이 나타나 여린 모를 다 뜯어먹어서 심난한 지경이 돼버렸어요. 일하라고 넣은 우렁은 풀 싹이 올라올 때 물이 없어서 제대로 효과도 못보고 친환경재배라서 나타난다는 멸종위기의 희귀생물이 우리 논에 출현했다는 것을 환영할 겨를도 없이 모를 떼워야 할 판이예요.
동생네가 하도 심난해보여서 찾아온 큰 시누네까지 합세해 논을 매는 데, 날은 푹푹찌고 매야할 데는 많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자니 멀리 앞서가는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내가 농사짓지 말라고 열심히 가르쳐놨더니 이 고생이냐”하십니다. 농사짓기가 갈수록 힘들어집니다. 어쨌거나 그 날 급한 곳은 잡았으니 다행입니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은 약 0.74도 상승했는데, 이 상승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00년간 약 1.4배 늘어났다. 기상이변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기상이변이란 과거 30년 동안 한 번도 관측되지 않았던 기후 상태가 나타난 것)

기후변화는 주산지 북상 등의 재배지 변화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라봉은 전북 김제까지, 무화과는 충북 충주까지 주산지가 북상했다. 현재 포도는 강원 영월에서, 사과는 경기 포천에서도 재배하고 있다. 전라남도 지방에서 주로 재배하던 녹차는 강원 고성까지 북상했다.

병해충과 잡초의 확산도 골칫거리다. 이전에는 국지적으로 발생했던 벼줄무늬잎마름병은 최근 충남과 전북지역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꽃매미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지속되면서 도시에서 관찰될 정도로 넓게 확산됐다. 외래 잡초의 유입도 토종식물과 농작물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농작물 품질 저하의 원인이 된다. 기온이 과도하게 높으면 벼가 불임이 될 수 있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쌀알이 제대로 익지 못해 속이 하얗게 변하거나 모래처럼 부스러지는 불량미가 되기도 한다. 채소는 쉽게 물러지고 과실은 맛이 제대로 들지 않는다.
기상청은 한반도 평균기온이 점차 상승해 21세기 말에는 아열대 기후로 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태백산과 소백산 인근을 제외한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변한다는 것이다. 심할 경우 겨울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말이다.

밥상머리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하고 지구 온난화얘기가 심각했습니다. 3학년 때만해도 지구를 무척 사랑하는 착한 소년이었었는데 많이 둔감해졌더라구요. 우리의 하루 일과가 지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면서 살자고 결론 냈습니다.

겨울을 이기고 꿋꿋하게 자라는 보리는 우리 몸에 강한 생명의 기운을 보충해 준답니다. 보리를 조금 많이 섞어서 강된장찌개(물 2컵, 양파1개,풋고추2개, 표고버섯 2개, 대파 1대, 쇠고기나 조갯살)를 뭉근하게 끓여 비벼드시면 좋겠네요.(이번 고추는 매운 것이 많으니 그냥 드실려면 조심하셔야할 것 같아요) 

장마철 눅눅한 기분을 맛있는 밥상으로 이겨나가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2011년 7월 첫째 주에
완주로컬푸드영농조합법인 건강한 밥상 올림.